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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기는 신생아 졸업하기도 전에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조리원에서 나와 공기 좋은 양평에서 한 달 정도 산후조리하고자 한 선택이었는데 이 선택이 이렇게 후회가 될 줄이야...

    천식 기저질환이 있는 가족이 평소보다 목이 아프고 기침이 잦아져 병원을 방문한 것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돌아왔다.

    그 즉시 가족 모두 마스크 착용, 그리고 확진된 가족과 격리하였지만 이미 이틀 정도 식사도 같이하고 함께 생활하였다.

     

    임신했을 때 배우자가 코로나 확진이어도 임산부는 잘 피해 갔었건만 어째 이번은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우선 가족 모두 자가 키트를 했지만, 결과는 음성이었다. 그러나 목이 간질거리고 잔 기침이 났으며 살짝 몸살 기운이 온 느낌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에 자가 키트를 하니 두 줄이 떴다. 모유 수유도 했을 뿐 아니라 아기 케어를 계속 했던지라 아기도 코로나를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부랴부랴 신생아 코로나 검사를 검색하여 찾은 소아청소년과에 전화하여 생후 21일 아가 코로나 검사 가능한지 문의했고, 가능하다는 답변에 바로 아기와 함께 병원으로 갔다.

    당시 코로나 확진자 수가 최고점을 찍을 정도로 유행하고 있었기에 병원 오픈 시간에 도착했지만 이미 대기자가 30명이 넘었다. 

    아기도 성인과 같은 PCR검사를 진행하였고 코 찌르기를 하는데 아기가 많이 울었다...

    바로 수유실에서 진정시키고 수유를 한 다음에 집에 왔는데 코로나일까 봐 걱정이 되고,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아기가 코를 찌르는 경험을 한 것에 대해서도 너무 미안했다.

     

    결과는 다음 날 오전에 문자로 통보되었다.

    아기도 양성. 

    온 가족이 모두 코로나 확진이었다.

     

     

    신생아 코로나 증상
    1. 콧물
    2. 발열

     

    오전에 확진 판정 후 병원에서 아기 약도 처방해 줬다. 해열제(빨간색 용액, 챔프였는지 약 성분은 기억이 안 난다ㅠㅠ)와 콧물약을 처방받았다. 1회당 1mL만 복용하 되어 있다.

    확진 판정받은 첫날은 콧물이 조금 있고 약간의 미열이 있는 정도였다. 체온은 약 37.1도 정도로 신생아의 기초체온이 36.5도보다 높은 편으로 생각하면 정상범주라고 할 수 있는 온도지만 평소에 체온을 쟀을 때 37도를 넘은 적은 없었기 때문에 미열로 고려했다.

    확진 판정 두 번째 날부터 콧물 양이 드릉드릉 소리가 날 정도로 생기고 수유할 때 약간 숨쉬기 힘들어하는 듯 보였다. 그래서 먹는 속도는 조금 느려졌지만 원래 먹던 양을 다 먹어 수유에는 이상이 없었고, 콧물약을 1회 정도 투여했다. 그런데 그날 밤부터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37.5~37.7도를 왔다 갔다 하기 시작했다. 새벽이 되면서 38도가 되었고 병원에서 처방해 준 해열제는 38도 이상의 온도를 계속 유지할 때 먹이기 때문에 미지근한 물로 온몸을 닦아주었다. 몇번을 닦아주니 열이 점차 내렸고 다행히 아기가 편히 잠들 수 있었다. 

    신생아는 되도록 약을 먹지 않게 되어 있다. 코 안을 보면 콧물과 코딱지가 눈에 보이는데 콧물흡입기로 뚫어준다. 신생아라서 수동 콧물흡입기를 이용하니 어느 정도의 세기로 흡입해야 적당한지 참 어려웠다. 어떻게 하다보니 쭉 나오긴 했지만 굉장히 불편하고 힘들었다. 콧물 빼는 게 제일 힘들었다...결국 20만 원 대의 전동콧물 흡입기를 구매하여 매우매우 잘 쓰고 있다. 전동 콧물 흡입기를 구매할 예정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아이가 하루라도 어릴 때 사시길 추천!!

    확진 판정 세 번째 날부터는 콧물이 조금 있어 콧물 소리가 나고 코딱지가 발견되는 정도 외에는 별다른 증상은 없었다. 

    우유도 잘 먹고 잠도 평소처럼 자고 딱히 더 칭얼거리거나 힘든 모습은 없었다.

     

    아기가 코로나 확진일까 봐 결과를 기다리며 열심히 검색했을 때 하나같이 하는 말이 아기는 엄마의 면역력을 받아 나왔기 때문에 큰 증상 없이 무난하게 지나가는 편이지만 엄마는 면역력이 떨어져 있어 증세가 더 심하고 아프다는 것이었다.

    근데 사실이다.

    엄마는 너무 아팠다... 3일 내내 40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리고 입맛이 하나도 없어 끼니도 겨우겨우 정말 돌멩이 씹어 먹듯이 먹었다. 목이 찢어질 듯 아프거나 하진 않았지만, 기침이 심해 제왕절개 부위가 기고 아팠다. 산후조리로 몸도 아직 회복 중인데 코로나바이러스까지 이겨낼 몸 상태가 아닌 것이다. 일주일이 지나고도 기침이 거의 3주까지 지속되었으니 회복이 매우 더뎠다. (그래도 독감이 더 아팠던 것 같다)

     

     

    코로나 모유수유 괜찮을까?

    조리원에서 나와 완전한 모유 수유를 위해 분유 수유하지 않고 직접 모유 수유를 쭉 해왔기 때문에 코로나 확진이 되었을 때 가장 문제가 되었던게 바로 모유 수유였다.

    모유수유협회나 외국 연구 결과 등을 살펴보니 모유는 혈액으로 만들어지고 코로나 바이러스는 혈액과 상관없기 때문에 모유 수유가 가능하며 마스크를 쓰고 손 소독을 하며 가슴 주변에 땀 등의 다른 분비물이 아기의 입으로 들어가지 않게 청결하게 관리만 해주면 직접 수유도 가능하다.

    병원에서 코로나 약 처방을 받을 때, 모유 수유 중임을 꼭 밝혀 모유 수유가 가능한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내가 처방받은 약은 해열제가 모유 수유가 불가한 약이었고 정말 열이 심할 때, 먹는 것이기 때문에 되도록 먹지 않았다.

    혹시 모유 수유 가능한 약을 받아도 찝찝하다면 약을 먹기 전에 유축이나 직접 수유하도록 한다.

    모유 수유만 쭉 하다보니 확진 첫날 바로 젖몸살이 찾아왔다. 코로나로도 아픈데 젖몸살까지...

    사실 코로나여도 모유 수유는 가능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3일 내내 40도가 넘는 고열에 시달리며 몸져워 있었기 때문에 유축이고 직수고 거의 불가능했다...

    유축할 기운조차 나지 않았기 때문에 젖몸살이 심할 때, 울며 겨자 먹기로 겨우 유축할 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양이 엄청나게 줄었다. 이 이후로 완모를 몇 번 시도해보려 했지만 결과는 2개월 반가량 혼합 수유하다가 완분의 길을 걷게 되었다. 코로나만 아니었어도...

     

    세상에 나온 지 불과 21일밖에 안 된 우리 아가에게 최악의 선물을 하고 말았다.

    우리 가족은 확진 판정 후 각자 격리된 자리에서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정말 힘든 시간이었지만, 결국 그 시간도 다 지나갔다. 다행히 우리 아기는 그 이후로 별다른 증상 없이 아주 건강히 잘 자라고 있다. 예방접종도 잘하고 우유도 잘 먹고. 

     

    생각보다 우리 아기는 강하다. 그러니 혹시 코로나에 걸렸다면 너무 염려하지 말자. 잘 견뎌줄 것이고 잘 이겨내 줄 것이다.

     

    아가야, 정말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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